보름달 밤의 긴 내 말 제2집
흘러간 내 시간의 발자국이 남겨놓은 여적(餘滴)을
모아본다. 하나 둘, 둘 하나,
아쉬움, 다 붙들지 못해 깨어진 체로, 흩어져 버린
파편들에 대한 연민(憐憫)이 남아 다시 그리움으로
어딘가를 가야한다는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당위 사실 가치 명제들이 지친 심신을 끌어당겨
한 매듭, 두 매듭, 매듭을 지어보았다.
그대로 두어버림이 차라리 나을 일인지도 모를 일지만,
그리운 그 그리움의 낡은 이미지로,
남아버림이 더 고고하고 순수하기도 하련만,
이리 생각하면서 타다 남은 그 촉루의 흔적마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버림을
소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들의 일상은,
그래서 그 반대의 어느 가변에 서 보는 일을 하는지도.......
평생 시를 화두삼아 살아가는
시인의 일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