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도요새 이야기
길 위의 사자, 세계 최고의 단편 작가
“모파상을 읽는 것은 인간의 낮과 밤을 관찰하는 것이다.”
“혜성처럼 문학의 삶에 들어와 벼락처럼 떠난” 최고의 단편 작가 기 드 모파상. 10년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에 그는 단편소설 3백여 편, 장편소설 6편, 희곡 5편 등을 써내려갔다. 시력 장애와 척추 통증, 전신마비증세 등의 지독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집요할 정도로 작품 집필에 매달렸다. 문학의 어떤 힘이, 그의 속에 있는 어떤 열정이 모파상으로 하여금 계속 쓰게 만들었을까.
“길 위의 사자!”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표 작가 헨리 제임스는 모파상을 길목에 버티고 선 사자 같은 존재에 비유했다. 같은 길을 걸으려는 이들은 모파상을 피해 돌아가거나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언어학자 샤를 브뤼노는 “모파상의 언어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언어, 오늘의 언어이자 내일의 언어’이며, 그것이 그의 작품이 늙지 않는 이유이다.”라고 모파상을 평가했으며, 콩쿠르문학상 수상 작가인 로제 베르셀은 “거의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놀라운 감수성을 타고나서 본능적으로 삶의 세밀한 디테일을 발견해 내는 경이로운 예술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본질만 남은 모파상의 문체는 시간에 부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품을 읽어 보면 모파상에 대한 이런 평들이 과연 과장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모파상의 필력은 실로 엄청나다. 백 년이 훌쩍 지났지만, 시대적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문체는 세련되고 내용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 당시에 이런 이야기가 탄생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 모파상 작품에는 ‘막장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만한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것을 클래식하고 우아하게, 낭만적으로 소설 속에 녹여 써내려갔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트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라는 카프카의 말처럼, 놀라운 반전과 통찰로 많은 독자들의 뒤통수를 때리며 삶의 진실을 보여준 작가 ‘모파상’. 그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멧도요새 이야기』를 통해 모파상의 예리한 눈 속에 빠져보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