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정든 고향역

정든 고향역

저자
채선후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5-09-14
등록일
2016-12-0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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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2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이 글은 한 남자가 남긴 역사다.

그는 오토바이를 좋아했고, 검정 가죽 잠바를 좋아했다.
그는 멋 부리기를 좋아했다. 빨간 스카프를 목에 두르기 좋아했다. 그리고 주전자 막걸리를 좋아했고, 청자를 즐겨 피웠다. 자장면을 잘 만들었으며, 칼국수를 즐겨먹었다. 투망을 들고 강으로 가는 걸 좋아했다.

또, 그는 어릴 적부터 없는 어머니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았다. 남들 눈에는 가진 것 없고, 뭐 하나 쌓아 놓은 것 없는 가난한 촌부로 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강했다.

그는 깊은 상처에도 약 없이 세상을 이겨냈다.
맨 손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낸 한 가정의가 버팀목이었고, 한 여자를 사랑한 뜨거운 남자였다.
그는 1946년생 최재식이다.

그는 내 아버지다.

아버지! 아버지는 나의 역사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외할아버지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
하지만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내가 아버지와 많은 말을 하지 못해서일까. 유독 아이들에게는 해 주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그런 말들을 이 글에서 꺼내고 싶었다.
때로는 번듯한 것이 싱거울 때가 있다.
하지만 번듯함도 때론 싫어할 수 없는 이유가 있고, 거친 것도 좋아할 이유가 있듯이 세상 존재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들을 품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다른 아버지에 비해 번듯해 보이지 않았다.

어릴 적 나는 그런 아버지가 불만이었다.
왜 그렇게 아버지가 싫었는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글은 나에게 어쩌면 창피한 기록일 수 있다.
창피해도 역사는 흘러가야 되는 것이니까. 나도 언젠가는 아버지처럼 아이들에게 역사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간 것은 다시 못 올 것을 알기에 더욱 아쉽다.
내 기억 역시 지난 시대 모든 것들이 아쉬움으로 휘젓고 있다.
내 어찌 미약한 글재주로 아버지의 아쉬운 가슴을 달래겠는가마는 이글이 짧은 생을 마치고 가신 아버지의 회한을 달래 주길 기도하며 썼다.

또한 아버지가 살다 간 그 시대 역시 한껏 안아주며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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