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소설가, 번역가, 출판인 혹은 편집자. 그의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가명(이환)으로 소설을 쓰다가, 그 가명과는 또 다른 ‘이정서’라는 이름으로 번역을 시작했고, 뒤늦게 그것이 출판사 대표가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아예 그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소설과 번역, 그리고 편저, 세 분야에서 휘두르는 그의 펜은 거침없다. 2014년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기존 번역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으며 출판계와 학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오더니, 그 반발에 자기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연이어 『어린 왕자』,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를 번역 출판했다.
번역에 대한 그의 주장은 일관되다. 작가가 쓴 그대로의 서술 구조를 지켜주어야만 한다는 것. 역자 임의로 작가의 문장을 해체시키는 번역은, ‘의역’이 아니라, ‘오역’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주장은 지금까지 의역에 익숙해 있던 기존의 역자나 독자들에게는 아주 낯선 주장인 셈이다. 따라서 그런 그를 두고 기존 번역계는 이정서의 주장은 ‘실제 번역 현장에서는 불가능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라고 몰아세웠다. 그로 인해 그의 번역에 찬사를 보내는 독자들도 있었지만 일부 독자들 역시 그를 경원시하기도 했다.
이후 『이방인』 번역과 카뮈를 소재로 쓴 메타소설 『카뮈로부터 온 편지』를 출간해 깊은 문제의식과 독특한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서 이광수의 『단종애사』를 현대어로 바꾸어 편저해낸 바 있고, 한국 문학계의 태두 김윤식 교수의 표절 사태 등 학계와 출판계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 『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와 80년대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를 펴내기도 했다. 이후 ‘시간 개념’, ‘존칭 개념’을 바로잡는 번역으로 『어린 왕자』를 출간하는 등 번역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간 그가 쓴 책은 장편소설 『카뮈로부터 온 편지』 『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소설 출판 24시(공저)』와 번역서 『이방인』 『어린 왕자』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 그리고 편저 『단종애사』 『마인』, 번역 비평서로 『번역의 정석』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등이 있다.